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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 아시아 음식 붐… 한국계 'H마트'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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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0-30 14:57 조회7,8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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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41개, 매출 7억달러 아시아 식품 마트 중 선두
현지 도매공급망 파고들어 신선한 제품을 싸게 공급
미국에 아시아 음식 바람이 불면서 아시아 식품을 공급하는 한국계 초대형 수퍼마켓이 약진하고 있다.

지역마다 늘어나는 아시아 인구와 여기에 아시아 음식이 몸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인들은 이제 아시아 요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업고 원산지로 보면 100여개국에 이르는 식품 종류, 편리한 쇼핑 공간을 결합한 한국계 H마트가 중국·일본계를 따돌리고 '아시아 푸드 마트'의 선두주자로 도약했다.

◆한국계 푸드마트 개장에 몰린 인파

지난달 25일 보스턴시 외곽 벌링턴에 H마트는 새로운 매장을 개설했다. 개장 전 "엄청난 인파가 몰려 혼잡이 예상된다"고 썼던 보스턴글로브지의 기사는 현실로 드러났다. 5만1000스퀘어피트(약 1430평) 공간에 들어선 H마트 매장은 아시아인들은 물론 백인들로 가득 찼고,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고객들은 다른 주차장으로 이동해 500m가량 걸어서 입장했다. 인파에 밀리면서도 쇼핑객들은 "불편을 참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식당·수퍼마켓 평가사이트인 옐프닷컴에 글을 올린 켄 슈워츠(Schwarz)씨는 "케임브리지에 있던 요시노야, 고토부키야 등 아시아 식품점이 사라져서 슬퍼했는데 이 잿더미에서 불사조가 떠올랐다"며 "김치 섹션은 어떤 아시아 식품점보다 크고 신선한 야채 섹션에선 거의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글로브는 "20종류가 넘는 배추김치가 있고 한 개 복도 전체가 국수 제품을 팔며 떡만 모아둔 냉장 섹션이 있다"고 놀라워했다.

▲ 지난달 25일 미국 보스턴 외곽의 한국 음식 재료를 판매하는 수퍼마켓 ‘H마트’ 벌링턴점에서 김치와 국수, 야채 등을 비롯한 아시아 음식을 산 미국인들이 계산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H마트 제공 미국 내 대형 아시안 푸드마트는 한국계 H마트를 비롯, 중국계 '99 랜치 마켓' '캄만푸드', 일본계 '미쓰와' '미지야', 베트남계 '비엣호아' 등 약 60개 체인이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H마트는 41개 매장(캐나다 5개 포함)을 보유, 2위인 중국계 '99 랜치 마켓'의 28개 매장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1982년 뉴욕 우드사이드에 불과 800스퀘어피트(약 23평) 공간에 1호점을 냈던 H마트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하며 27년 전 6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을 지난해엔 7억달러로 끌어올렸다.

H마트의 성장속도는 최근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침체로 미국의 유통업체들이 움츠리고 있을 때 H마트는 텍사스 휴스턴, 캘리포니아 어바인 등에 8개 대형 매장을 추가로 열었고, 올 들어서도 지난달 보스턴 벌링턴 매장을 연 데 이어 10월 말에는 뉴저지 포트리점을 여는 등 5개 매장을 추가로 개장한다. 미국 유기농 식품 체인인 '홀 푸즈 마켓'이 지난해 1개 매장을 줄이고, 올 들어서도 지난 2분기에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H마트 설립자인 권일연(54) 대표이사는 "앞으로 2~3년 내에 10억달러 매출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아시안 파워 증가를 반영

H마트의 성장은 미국 내 점증하는 아시안 파워와 연결되어 있다. 미국 전체의 아시안 인구는 2000년 1190만명에서 2007년엔 1520만명으로 약 30%가량 늘었다. 보스턴 일대만 놓고 보더라도 2000년 23만8000명이던 아시안 인구가 같은 기간 30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아시안은 인구만 늘었을 뿐만 아니라 구매력 면에서도 가파르게 힘을 키워가고 있다. 조지아대 테리비즈니스칼리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0년 2690억달러였던 미국 내 아시아인의 구매력은 오는 2013년엔 75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숫자가 불어난 아시안들이 두둑해진 지갑을 들고 자신들의 고유음식을 파는 편리한 쇼핑공간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H마트 이현호 사장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이 전체 고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푸드 마트의 비약에는 아시아 음식이 아시아인을 넘어 주류사회로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워싱턴DC 부근의 H마트 지점을 소개하면서,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들이 H마트에서 음식재료를 찾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레스토랑 '프루프'의 요리사인 하이다 커룸(Karoum)씨는 "흔히 볼 수 없는 재료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다른 문화의 맛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소어스'의 드루노(Drewno) 요리사는 아시아 채소와 국수 등을 사기 위해 토요일 오전에 쇼핑을 한다. 그는 중국 고구마, 한국 배, 일본 감 등을 바라보면서 "이 식품들은 남미인, 인도인, 태국인, 베트남인, 한국인, 중국인 등을 위한 것으로 그야말로 이곳은 세계시장"이라고 말한다.

◆값싸게 공급하는 유통채널 구축

하지만 아시아 식품을 선호하는 전체 흐름이 자동으로 쇼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매장에서는 이를 구매로 연결하기 위한 치열한 각개전투가 벌어진다고 H마트측은 설명한다. 권일연 대표이사는 "매장에서 한국의 김을 1년간 미국인에게 시식하도록 하면, 그제야 미국인들은 그 김봉지를 들고 똑같은 제품을 달라고 주문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파고들긴 어려워도 한 번 공략하면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H마트의 또 다른 강점은 신선한 제품을 값싸게 공급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칠레산 농어의 경우 '홀 푸즈 마켓'에서는 파운드당 22.99~18.99달러에 파는 반면 H마트에서는 12.99~9.99달러에 판매한다. 워싱턴포스트가 비교한 자료로는 H마트에선 통오징어를 파운드당 2.99달러에서 파는 반면 '홀 푸즈 마켓'에서는 파운드당 5.99달러, 지역 식품 체인인 자이언트에선 12온스 제품을 8.99달러씩 받고 있다. H마트가 이런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현지 도매공급체인에 깊숙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H마트는 뉴욕 풀톤 어시장의 유일한 아시아계 경매인 멤버다.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항하는 고깃배와 계약을 맺어 공급할 수 있는 채널을 갖고 있는 것이다.